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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詩.Poetry)

joannachun 2008. 6. 12. 18:39

 시(詩.Poetry)

 

【개념】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운율 있는 언어로 압축해 표현한 글’. 다른 모든 문학 양식의 모체이며, 가장 순수한 정신의 경지를 표현하는 문학 형식이다. 원래는 ‘공상에 의한 생산’이라는 뜻을 가진 말이었는데, 그것이 차차 한정적(限定的)으로 문학적 생산 전반을 가리키게 되고, 다음에는 산문에 대한 율어(律語)의 문학을 가리키게 되어, 결국은 한 문학양식으로서의 시의 개념을 담는 말이 되었다. 정형시(定型詩)와 자유시(自由詩), 운율어(韻律語: 두운이나 각운을 지키는 것)와 무운시(無韻詩) 등 여러 가지 형식이 있으나, 원래는 가창(歌唱)되었던 것이 노래부르는 가요와 읽는 시로 분화된 것이다.

 

  그 발전의 자취는 단순한 정감적 감동으로부터 복잡한 지적(知的) 감동으로 발달해 온 인간정신의 변천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시는 예술의 여러 분야에 있어 음악과 조형예술과의 중간 또는 그 종합적 위치에 있으며, 미학상(美學上)으로는 그 형식에 표출의 문제를. 그 내용에 관조(觀照)의 문제를 함축하고 있다. 이 두 요소의 미적 의의는 시의 종류에 따르므로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시의 3요소】

1. 음악적(音樂的) 요소 : 운율, 리듬, 가락

2. 화화적(繪畵的) 요소 : 심상, 이미지(image)

3. 의미적(意味的) 요소 : 내용, 주제, 생각(사상), 느낌(정서) - 주제와 연관을 갖는다.

 

【형식 요소】

1. 시어(詩語) : 시에 쓰인 말. 운율, 심상, 함축적 의미를 지닌다.

2. 음보(音步) : 낭독할 때 같은 길이로 읽혀지는 주기성의 최소 단위 - ‘형식’의 최소단위

3. 구(句) : 시적 의미의 최소 단위 - ‘내용’ 의미의 최소 단위

4. 시행(詩行) : 최초로 완결된 율격 및 의미의 단위 - ‘형식’+‘내용’의 최소 단위

5. 연(聯) : 시적 사고와 전개의 큰 틀. - 산문의 경우 내용 문단에 해당함

6. 운율(韻律) : 읽을 때 느껴지는 소리의 가락 - 외형률, 내재율

 

【내용 요소】

1. 주제 : 지은이의 중심 생각이나 느낌

2. 소재 : 내용을 이루는 데 필요한 글감

3. 심상(이미지) : 마음 속에 떠오르는 영상(이미지) - 청각, 시각, 미각, 후각, 촉각, 공감각

 

【관점】 1인칭 관점, 3인칭 관점

 

【시어의 특징】

① 리듬 : 시어에는 리듬이 있다.

② 이미지 : 시어에는 이미지가 많다.

③ 함축적 의미 : 시어에는 사전적 의미 이외에 다른 뜻을 더 함축하고 있는 것이 많다.

④ 세련된 정서

⑤ 압축성

☞ 수미쌍관법(首尾雙關法) : 시의 처음과 마지막에 같은 내용의 구절을 반복해서 배치시키는 기법, 즉 머리와 꼬리가 쌍을 이루며, 관련되게 시를 짓는 방법이라는 뜻으로 수미상관법(首尾相關法), 또는 수미상응(首尾相關)이라고도 한다.

  이와 같은 기법은 반복에 의한 운율로써 흥을 돋아나게 하고 의미를 강조하는 효과를 가져오며, 시적인 안정감을 느끼게도 한다.

 

【시의 특성】

1. 언어 예술이다(함축적, 암시적, 내포적 언어)

2. 운율이 있다(음악적, 율동감)

3. 사상, 정서의 표현이다.(의미적 요소)

4. 압축된 형식미를 지닌다.

5. 미의 세계를 창조하여 예술적인 감동을 준다.

 

【종류】

 

▶형식상

  (1) 정형시 : 한시(漢詩)나 시조와 같이 일정한 외형률을 가진 제한된 형식의 시. 이때의 외형률을 특히 정형률이라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의 정형시는 엄격한 의미에서는 시조 이외는 없다.

  (2) 자유시 : 일정한 외형률, 곧 정형률의 제약을 받지 않고 내재율에 의해 쓰여진 시. 현대시의 거의 전부가 이에 속한다.

  (3) 산문시 : 넓은 의미의 자유시에 속하나, 그 형식이 자유시보다 훨씬 자유로워 연, 행의 구별 없이 산문으로 씌여진 시. 그 운율은 ‘산문율‘이라 일컬어진다.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 투르게네프의 산문시 등이 대표적이다.

 

▶내용상

  (1) 서정시 : 개인의 주관적 생각이나 느낌이나 심상을 나타낸 시. 근대 이후의 시는 크게 나눌 때 거의 여기에 해당한다. 서사시나 극시에 비해 짤막한 것이 보통이다. 주관시 또는 개인시라고도 한다.

  (2) 서사시 : 한 민족이나 국가의 역사적 체험이나 영웅의 운명이나 신화 등을 제재로 하여 엮어나간 시. 운문으로 쓴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서구에서 최초로 발달한 문학 형식인데, 뒤에 산문으로 씌여지게 된 소설에 그 자리를 물려주고 서사시 자체는 쇠퇴했다. 서정시에 비해 장편으로 이루어진다. 우리 나라에서는 김동환의 <국경의 밤>에서 비롯되었고, 그 뒤 김용호의 <남해찬가> 이후 몇 편이 있을 뿐이다. 서구에서는 호머의 <일리아드>, <오딧세이>, 단테의 <신곡(神曲)>, 밀턴의 <실락원>, <복락원>, 탓소의 <예루살렘의 해방> 등이 유명하다. 객관시 또는 담시(譚詩)라고도 한다.

  (3) 극시 : 연극의 각본으로 지은 시. 전체가 각 등장인물의 운문체의 대사로 이루어지는 시. 운문으로 쓴 희곡이라 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괴테의 <파우스트> 등의 작품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거의 없었고, 서구에서도 현대에 와서는 쇠퇴해 버렸다.

  (4) 서경시 : 서정시 중 주로 경치를 노래한 시

 

▶경향상

  (1) 낭만시 : 감상적(感傷的), 퇴폐적 경향이 짙은 [백조파]의 시. 개인적인 낭만적 감정을 노래한, 내용 위주의 시이다. 홍사용, 이상화, 박종화, 박영희 등의 시.

  (2) 상징시 : 상징주의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시. 주요한, 황석우, 김억 등.

  (3) 경향시 : 계급의식을 고조한 시. 신경향파, 카프파들의 프롤레타리아 시이다. 김기진, 이상화, 박영희 등의 한때의 시.

  (4) 순수시 : 계몽적, 정치적 목적의식이나 낭만적 격정 등을 배제하고, 오직 시 본래의 순수한 감각과 정서만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현실 위주의 시. [시문학파], [구인회] 등의 동인들이 쓴 시.

  (5) 주지시 : 주지주의의 시 이론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시. [백조파], [시문학파] 등의 정서 및 음악성에 반동하여, 주로 지성과 이미지를 중시한 경향의 시. 김기림, 김광균 등의 시.

  (6) 모더니즘 시 : 주로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시. 이상(李箱)의 시가 대표적이다.

  (7) 감각시 : 주로 시각적인 회화성을 존중한 모더니즘 계열에 드는 시. 이미지즘에 해당하는 시로, 징지용, 김광균, 장만영 등이 많이 썼다.

  (8) 자연시 : 주로 자연이나 고전을 다루어 지어진 시. 청록파의 세 사람의 시가 이에 든다.

  (9) 생명시 : 생명의 구원과 생명의식을 고양(高揚)한 시. 유치환, 서정주, 김동리 등의 시

  (10) 참여시 : 주로 사회 참여의 문학정신에 의해 지어진 시. 사회시라고도 한다. 김춘수, 김수영, 전봉건 등의 시.

 

 

【운율의 종류】

  시에 쓰인 말에서 느껴지는 가락. 가락이란 소리의 길이와 높낮이의 어울림을 말한다. ‘운’과 ‘율’은 본래 그 뜻이 다르지만 보통 하나로 묶어 운율이라고 한다.

 

▶외형률 : 시의 표면에 흐르는 음악적 율동

  (1) 음수율 : 시어의 일정한 음의 수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데서 이루어지는 율조

  (2) 음위율 : 같은 음을 시의 행이나 연의 일정한 자리에 배치함으로서 이루어지는 음악적 율조.

    ① 두운 : 시행의 처음에 일정한 음이 반복

    ② 요운 : 시행의 중간에 일정한 음이 반복

    ③ 각운 : 시행의 끝에 일정한 음이 반복

  (3) 음성률 : 음의 고저, 장단, 강약 등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데서 이루어지는 율조

  (4) 음보율 : 일정한 음보가 규칙적으로 반복됨으로써 이루어지는 운율

☞ 음보(音譜) : 낭독할 때 같은 길이로 읽혀지는 주기성의 최소 단위(한 행이 자연스럽게 몇 걸음에 읽혀지는가에 따라 정해짐)

  우리 나라의 전통시에서 발음 시간의 길이가 같은 말의 단위가 반복됨으로써 생기는 음의 질서. 보통 띄어 읽는 단위가 되는데 일반적으로 평시조는 4음보격, 민요시는 3음보격으로 되어 있다. (즉, 3ㆍ4조니, 4ㆍ4조니 할 때의 시는 3ㆍ4음절이 하나의 음보를 이루고, 이것들이 3번 내지 4번 반복되어 하나의 큰 휴지(休止)를 가져온다는 뜻이다)

 

▶내재율 : 일정한 규칙 없이 배열된 시어 속에 있는 운율(시의 내면에 흐르는 음악적인 율조). 시인의 개성적이며 독창적인 운율로서, 시를 읽어 가는 동안에 독자의 마음 속에 은근히 느껴진다. 내재율은 주관적인 운율로서 행이나 연, 또는 작품 전체의 의미와 관련되어 있다.

 

【시의 운율을 이루는 요소】

(1) 동음 반복 : 특정한 음(음운)을 되풀이함.

(2) 동일어 반복 : 같은 단어ㆍ구절을 되풀이함.

(3) 동일한 음수 반복 : 일정한 ‘글자 수’를 되풀이해서 늘어놓음.

(4) 의성어ㆍ의태어 사용 : 소리를 흉내낸 말이나 모양을 흉내낸 말을 사용함.

(5) 짜임이 같거나 비슷한 시구(행, 연)의 반복 : 같거나 비슷한 구절. 대구법을 사용함

 

【운문과 산문】

(1) 운문(韻文) : 운율(韻律)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글. 현대시, 고대의 시가(詩歌)들이 다 운문에 속한다.

(2) 산문 : 운율을 직접 느낄 수 없는 글

   1) 소설, 수필, 희곡 등의 문학과 일상적으로 쓰이는 줄글이 다 이에 속한다.

   2) 시는 기본적으로 운문이지만 산문시는 산문의 형태로 쓰여진다.

 

【운율과 시의 의미】

(1) 운율은 시의 뜻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2) 운율은 시의 의미나 시인의 의도와 어울려 시의 전체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3) 시의 감상(전체적으로 시를 음미함)에 있어서도 운율은 필수적이다.

 

【심상(心象)(Image)】

  현존하지 않는 부재(不在)의 것을 의식에 떠올릴 때 비친 상(像). 음악적 요소(리듬)보다 회화적(시각적) 요소가 중요시됨

▶시각 심상 : 모양, 움직임 등을 나타내는 시어나 詩句에서 떠오르는 심상.

     예) ‘분홍색 회장 저고리 / 남 끝동 자주 고름’ / ‘보얗게 하얀 물새알’

▶청각 심상 : 구체적인 소리를 나타내는 시어나 시구에서 떠오르는 심상

   예)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진달래 사태진 골에 돌돌돌 흐르는 소리’

▶미각 심상 : 맛을 나타내는 시어나 시구에서 떠오르는 심상.

        예)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이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 높푸르구나.‘ (정지용: '고향')

            ‘산새알은 달콤하고 향긋한’

▶후각 심상 : 냄새를 나타내는 시어나 시구에서 떠오르는 심싱.

        예) ‘꽃 피는 사월이면 /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 보리 내음새’  (김동환: '산 너머 남촌에는')

            ‘물새알은 간간하고 짭조롬한 미역 냄새, 바람 냄새’

▶촉각 심상 : 촉감을 나타내는 시어나 시구에서 떠오르는 심상

       예) ‘나는 한 마리의 어린 짐승 /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김종길: '성탄제')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계절인데도’

▶공감각 심상 : 어떤 감각이 다른 감각으로 변화되어 표현된 심상.

   예) 풀잎은 /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박성룡: '풀잎')

 

【심상의 시적 기능】

(1) 구체성 : 단순한 서술에 비해 대상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다.

(2) 함축성 : 시어의 의미와 느낌을 한층 함축성 있게 나타낼 수 있다.

(3) 직접성 : 감각을 직접적으로 뚜렷이 전달할 수 있다. 

 

【심상의 표현 방법】

▶비유(figuration) :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원관념)을 다른 대상(보조관념)에 빗대어 표현. 이 비유가 나타나는 이유는 언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개개의 인간의 감정이 미묘 복잡함으로써 비유법이 생긴다. 또한 그것은 추상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것에로 나아가는 것이다.

- 직유(simile) :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 은유(metaphor) : ‘오월은 계절의 여왕.’

- 의인 :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활유 : ‘으르렁거리는 파도’

- 대유 : 빵만으론 살 수 없다.’

- 풍유 : ‘빈 수레가 요란하다.’

▶상징 : 비유에서 원관념을 떼어버리고 보조관념만 드러내는 표현법. 추상의 구체화.

1. 제도적(관습적) 상징 : 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쓰여져서 널리 인정되는 상징.

        예) 비둘기(평화), 백합(순결), 십자가(기독교), 월계관(승리)

2. 개인적(창조적) 상징  : 문학적, 창조적 상징. 개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상징. 우리가 보통 상징이라 부르는 것에는 다음 네 가지가 있다.

  (1) 상징법의 상징 : 은유가 한 발 더 나아간, 원관념이 보이지 않는 표현법. 고도의 비유법의 하나다.

  (2) 일상적 상징 : ‘고정 상징’이라고도 한다. 예) 십자가=기독교, 희생, 수난 / 비둘기=평화

  (3) 개성적 상징 : ‘유형화적 상징’, ‘고급 상징’이라고도 부르는 것으로, <신곡>, <실락원>, <파우스트> 등에 보이는, 작가가 그 작품 전체를 통해 창조해 낸 상징.

  (4) 기분 상징 : 암시’와 ‘환기’의 수법에 의해 표현할 수 없는 실재의 세계를 언어 속에서 색채와 향기와 음향으로 조응하게 하는. 프랑스 상징주의의 상징. 주로 개성적 상징, 기분 상징에 의한 시를 ‘상징시’라 이르고, 상징법 상징, 일상적 상징에 의한 시는 ‘상징법을 쓴 시’라 구별하여 이른다.

▶묘사(서술적ㆍ감각적ㆍ심리적) : 묘사나 서술 또는 간단한 심리ㆍ감각에 의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심상.   예) 어두운 방안엔 빠알간 숯불이 피고(시각적)

【시의 화자】 - 말하는 이

▶뜻 : 시인이 자기의 생각이나 느낌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하여 고안해 낸 방법적 장치. 즉 누구를 통해서 어떻게 말하는냐 하는 방법적 틀을 말한다.

▶기능 : 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해 낸 시의 목소리

▶종류 : 남성, 여성, 어린이 등

   ① 남성 : 힘찬 의지나 역동적인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

   ② 여성 : 섬세한 감정이나 가녀린 분위기를 표현

   ③ 어린이 : 동심의 표현

▶화자와 청자의 유형

① 화자가 바로 시인인 경우 : 화자와 청자가 다 드러난 경우로 자전적인 내용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예)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 오너라.

                                                     (이상화: '나의 침실로')

② 화자만 드러나 있는 경우 : 말하는 이가 ‘나’로 드러나고 상대방에게 전달하려는 의도보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예)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김소월: '진달래꽃‘)

③ 청자만 드러난 경우 : 청자 지향적이라는 점에서 메시지 전달이 목표가 된다.

   예)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④ 화자와 청자가 다 숨어 있는 경우 : 상황 제시적이고 상징성을 지니며, 문맥의 의미를 중시하며 객관적이고 형상화가 잘 되어 있다.

    예)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김수영: ‘풀’)

⑤ 화자가 시인 자신이지만 화자. 청자가 다 드러나지 않은 경우 : 화자의 의지가 내면적으로 함축되어 있어서 객관화되어 있다.

   예) 이러매 눈감아 생각해 볼 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이육사: ‘절정’)

 

【시의 주제】

▶뜻 : 시에 표현된 기본적인 생각이나 느낌을 말한다. 시의 주제는 시의 내용 요소에 속하며, 시를 통하여 나타내고자 하는 시인의 중심 사상이나 의미이다.

▶주제를 나타내는 방법 : 시는 시인의 정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글이므로 비유나, 이미지, 상징 등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형상화되어야 한다.

 

【시의 표현 기교】

1. 역설(Paradox) : '모순된 것 같으나, 바른 이론‘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2. 아이러니(Irony) : 조롱 목적. 반대되는 말, 다른 경향의 말, 특히 다른 사람의 입장을 흉내낸다. 비꼼, 반어법, 풍자, 말의 복선 등.

3. 언어 유희(Pun) : 발음은 같으나 뜻은 다른 才談. ‘다른 의미를 암시하기 위한 말이나, 다른 의미를 가진, 같은 소리의 말(동음이의어)을 해학적으로 사용하는 것’ 즉 ‘말장난’. ‘말재롱’(Paronomasia)

(1) 여러 개의 뜻을 가진 단어의 사용

(2) 달리 표기되지만, 같은 발음을 가진 두 단어의 뜻의 유사성

(3) 똑같이 발음되고 표기되지만, 다른 뜻을 가진 두 개의 단어 등을 포함하는 언어 유희

    예) 송욱(宋稶) : <하여지향(何如之鄕)> 중  ‘癡情 같은 政治’, ‘會社 같은 社會’

        李相和 : 色素文學(sex문학), 微水(miss), 補修(bus), 誤沙長(吳社長) - 同音異議語

☞송욱 <하여지향>

  “고독이 매독처럼 / 꼬여 박힌 8字면 / 청계천변 작부를 / 한아름 안아보듯

  치정 같은 정치가 / 상식이 병인 양 하여 / 포주나 아내나 / 빗과 살붙이요

  현금이 실현하는 현실 앞에서 / 다달은 낭떠러지“

 

【서정적 자아】

  지은이와는 별도로 시 속에서 말을 하는 사람으로 1인칭으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에서는 어떤 남자 어린이가 서정적 자아가 될 것이고, 이육사의 <광야>에서는 지사적이고 예언자적인 남성이 서정적 자아가 될 것이며, 우리 민요 <아리랑>의 서정적 자아는 임과 이별하는 애달픈 여인이 될 것이다.

 

【어조】

  어조를 서정적 자아의 목소리라고 한다면 그 목소리는 강하거나 약하거나,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이거나 하는 어떤 가락을 지닌다. 이 때의 시의 서정적 목소리를 어조(Tone)라고 한다. 따라서 어조는 시인의 태도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시가 어떤 어조를 갖는냐에 따라 독자는 남성적 여성적, 또는 강건 온화 우아 비장 등의 다양한 목소리를 체험하게 된다.

 

【시적 허용】

  시에서 구사되는 어휘는 함축적이고 암시적일 뿐만 아니라, 문법적 측면에서 허용되지 않는 표현도 자유로이 사용된다.   예)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그리움과 아쉬움에)

【시어의 모호성(다의성)】

  한 개의 시어, 또는 문장 구조 속에 두 개 이상의 의미가 들어 있는 것으로 시어가 하나의 의미로만 해석되지 않고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므로 오히려 시의 의미와 가치를 풍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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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자신의 정신생활이나 자연, 사회의 여러 현상에서 느낀 감동 및 생각을 운율을 지닌 간결한 언어로 나타낸 문학 형태.

 

  한국어로 보통 시라고 할 때에는 그 형식적 측면을 주로 가리켜 문학의 한 장르로서의 시작품(詩作品.poem)을 말할 경우와, 그 작품이 주는 예술적 감동의 내실(內實)이라고 할 수 있는 시정(詩情) 내지 시적 요소(詩的要素.poetry)를 말할 경우가 있다. 전자는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통합된 언어의 울림ㆍ리듬ㆍ하모니 등의 음악적 요소와 언어에 의한 이미지ㆍ시각(視覺) 등 회화적 요소에 의해 독자의 감각이나 감정에 호소하고 또는 상상력을 자극하여 깊은 감명을 던져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문학작품의 일종으로, 거기에서는 언어의 정동적(情動的)인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언어의 배열과 구성(構成)이 요구된다. 후자에 관해서는 시작품뿐만 아니라 소설ㆍ희곡 등의 문학작품으로부터 미술ㆍ음악ㆍ영화ㆍ건축 등의 예술작품, 더 넓혀서 자연이나 인사(人事)ㆍ사회현상 속까지 그 존재를 인정하는 일이 가능하다.

 

  시와 산문과의 차이를 말할 때의 시란, 일정한 울림ㆍ리듬ㆍ하모니를 가진 운문(韻文)을 말하는데 구체적으로는 시작품을 성립시키는 각 시구(詩句)를 가리킨다. 프랑스 시인 발레리는 시와 산문과의 차이를 말함에 있어서 전자를 무용(舞踊)에, 후자를 보행(步行)에 비유하고, 산문은 보행과 같이 명확한 하나의 대상을 가지고 어떤 대상을 향한 한 행위로서 그 대상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데 반해, 시는 무용과 같이 그것도 행위의 한 체계이기는 하지만 도리어 그 행위 자체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한다고 말하였다. 즉 시는 무용과 같이 어딘가를 목표로 하여 가는 것이 아니라 굳이 말한다면 하나의 황홀한 상태, 생명의 충일감(充溢感)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보행과 무용의 공통점은 그때 쓰이는 것이 육체(肉體)라는 점인데, 이것을 시와 산문에 적용시켜 보면 양자는 다같이 언어(言語)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즉 시에 쓰이는 언어, 시적 언어(詩的言語)는 산문에 쓰이는 언어가 이른바 의미기호(意味記號)로서의 언어, 전달을 첫째 목표로 하고 있는 실용적인 언어인 데 비해, 독자 속에 있는 어떤 감동 상태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쓰이는 언어, 즉 감화적ㆍ정동적인 기능을 달성하기 위한 언어인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우리가 대하고 있는 시에 쓰이는 언어는 반드시 의미 전달의 기능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시적 언어의 본질은 그런 데에 있으며 이런 사고(思考)를 밀고 나갈 때 소위 순수시의 개념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는 어떤 경로를 거쳐 발생하며 또 발전해 왔을까. 어린이가 내적 감정(內的感情)의 솟아오름을 육체적으로 나타내려 할 때, 표정과 함께 몸까지 떨며 그리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노래를 입속으로 흥얼거리는 수가 있다. 미개인(未開人)에게 있어서도 이와 같아서 희로애락의 감정은 춤이나 소박한 노래라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오늘날의 춤의 기원과 더불어 시의 기원을 거기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단계에서 한걸음 나아가 생산 노동에 수반하여 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집단적으로 불리어진 노동가요(勞動歌謠)나 언어의 초자연적(超自然的)인 힘을 믿는 고대 신앙과 결부되어 욕망이나 기대의 실현을 바라는 주문(呪文)으로서의 기도가(祈禱歌)의 단계를 지나 그 자체로서 양식을 완성하려는 자각이 생김으로써 문학으로서의 시가 탄생되는 것이다. 이 과정은 또한 고대 사람들이 포획물(捕獲物)인 동물을 한 마리라도 더 잡기를 기원하며 그린 동굴벽화(洞窟壁畵)에서 오늘날의 미술이 탄생한 과정과도 걸맞는 것이다. 동시에 시의 이와 같은 발생의 역사는 오늘날의 시의 본질적 성격까지도 얼마만큼 규정하고 있고, 훌륭한 시는 인간의 일상생활에 있어서 각성된 의식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사회적으로 억압된 충동이나 소망을 표면에 끌어내어 일종의 심리적 억압에서 해방시키는 작용이 인정된다. 반복이나 압운(押韻)ㆍ직유(直喩)ㆍ암유(暗喩)ㆍ우유(寓喩) 등, 소위 시의 기법(技法)도 독자의 의식세계를 흔들어, 잠자고 있는 기억이나 소망을 불러 깨우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도 좋다.

 

  시는 크게 서정시(敍情詩)ㆍ서사시(敍事詩)ㆍ극시(劇詩)의 세 가지로 구별한다. 서정시는 개인의 내적 감정을 토로하는 것으로 근대시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영어의 lyric poem이나 프랑스어에서는 본시 lyre(七絃琴)에 맞추어 노래 불렀던 데서 온 호칭이다. 서사시(epic poem)는 민족ㆍ국가의 역사나 영웅의 사적(事蹟)과 사건을 따라가며 소설적으로 기술하는 것인데 그리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프랑스의 <롤랑의 노래>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극시(dramatic poem)는 극형식을 취한 운문(韻文) 내지 운문에 의한 극을 말하는데 셰익스피어, 코르네유, 라신, 괴테 등의 희곡이 이에 해당한다. 시에는 그 밖에 흔히 행(行)을 나눠서 쓰는 시와 대조되는 것으로 산문의 형식을 취하면서 그 속에 시적 감명(詩的感銘)을 담은 산문시(prose poem)가 있는데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 로트레아몽의 <마르도롤의 노래>, 투르게네프의 <산문시> 등이 유명하다. 또 정해진 규칙에 따라 시어를 배열ㆍ구성하는 정형시(定型詩)가 있는가 하면 그와 같은 형식적인 규칙을 무시하는 자유시가 있으며 또한 그 내용에 따라 생활시(生活詩)ㆍ사상시(思想詩)ㆍ연애시(戀愛詩)ㆍ종교시(宗敎詩)ㆍ풍자시(諷刺詩)ㆍ전쟁시(戰爭詩) 등의 호칭도 쓰여지고 있다.

 

【서양】

▶고대 : 서양의 시는 호메로스의 작품이라는 그리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BC 800?)에서 비롯된다. 두 가지가 다 트로이전쟁을 제재로 하여 반전설적인 영웅들의 활약상을 그린 장편시로서 그 후 서양 서사시의 교과서가 되었다. 이 두 서사시로 출발한 그리스 문학은 서사시ㆍ서정시ㆍ극ㆍ산문의 순으로 새로운 문학형식을 완성해 나갔는데 그 서사시 시대는 앞에서 말한 호메로스와, 교훈서사시 <일과 나날>의 작자 헤시오도스에 의해 대표된다. 이어서 BC 7세기에서 BC 6세기에 걸쳐 서정시의 시대가 오는데 사포와 아르카이오스 두 사람의 작품이 두드러진다.

  특히 사포는 그리스 최고의 여류시인으로 명성이 높다. 그 후 그리스 문학은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등 3대비극시인의 등장으로 극(劇)문학은 최전성기를 맞이하지만, BC 4세기의 산문시대 이후 시는 거의 쇠퇴의 길을 걷는다. 그리스의 시에서 배운 로마 시인들 가운데에는 BC 1세기의 철학 시인 루크레티우스와 서정시인 카툴루스, 그리고 그 뒤를 이은 3대시인 베르길리우스, 호라티우스, 오비디우스가 유명하다. 베르길리우스는 <목가(牧歌)> <농경가(農耕歌)> 그리고 로마 건국의 서사시 <아이네이스> 등 3대 작품을 썼고, 호라티우스는 카툴루스로 시작되는 로마 서정시를 완성시켰으며 오비디우스는 사랑이야기를 꾸미는 데 특출한 재능을 보였다.

▶중세 : 중세 최대의 시적 현상은 유럽의 여러 민족이 그리스도교의 영향을 받아들이면서 그 나라의 신화와 전통에 바탕을 둔 저마다의 민족서사시를 만들어 나간 일이다. 영국에서는 <베어울프>(7∼8세기), 독일에는 <니벨룽겐의 노래>(13세기), 프랑스에는 <롤랑의 노래>(11세기), 에스파냐에는 <시드의 노래>(12세기), 아이슬란드에는 <에다>(9∼12세기), 러시아에는 <이고리 원정기>(12세기)가 있다. 한편 12∼13세기에 남프랑스에서 음유시인(吟遊詩人), 즉 트루바두르가 서정시인으로 활약, 기사도정신에 입각한 연애시와 민중 속에서 우러나온 우화시(寓話詩)를 읊었고, 독일에서는 거의 같은 무렵에 미네젱거라고 불리는 연애서정시가 활발하게 만들어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프랑스에서는 궁정시인(宮廷詩人) 샤를 도르레앙과 프랑수아 비용이 나타났고, 이탈리아에서는 <신곡(神曲)>의 시인 단테와 중세 최대의 서정시인 페트라르카가 나왔다.

▶르네상스 :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르네상스는 서유럽 여러 나라에 문운(文運)의 융성을 가져왔다. 프랑스에서는 서정시인 롱사르를 중심으로 플레이아드파의 7명의 시인이 모여 프랑스시를 질적으로 높여 놓았다. 영국에서는 이탈리아로부터 소네트가 들어와 페트라르카풍(風)의 달콤한 연애시가 많이 만들어졌고, 이윽고 그 시 형태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집(集)>으로 결실을 보게 된다. 같은 시대의 시인에는 이 밖에 필립 시드니 등이 있으나 이 시대의 가장 큰 성과는 역시 셰익스피어의 시극(詩劇)이라 할 것이다. 독일에서는 뉘른베르크의 구두장이(靴匠) 한스 자흐스가 16세기 최대의 민중시인으로서 건전한 시민정신을 시 속에 나타낸 사람이다.

▶17세기 : 프랑스에서는 우선 말레르브가 엄밀한 시작법의 기초를 닦은 데 이어 풍자시인 부알로가 고전주의의 대표적 이론가로 등장하였다. 이 시대의 프랑스에서는 <우화시>의 작자 라 퐁텐의 이름도 빼놓을 수 없다. 영국에서는 세기 전반에 존 던을 선두로 하는 형이상학파(形而上學派) 시인들이 활약하였으나 세기 후반에 밀턴이 쓴 <실낙원(失樂園)>은 청교도(淸敎徒)의 입장에서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추구함으로써 영국문학사상 최고의 서사시로 간주되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문학적으로 불모(不毛)였으나 에스파냐에서는 전세기 후반부터 황금세기로 불리는 공전의 최전성기를 맞이하여 시인 공고라, 소설가 세르반테스, 극작가 로페 데 베가 등을 배출하였다.

▶18세기 : 프랑스 18세기 문학의 주류는 몽테스키외, 볼테르, 루소 등으로 대표되는 계몽문학(啓蒙文學)이며, 시인으로는 프랑스대혁명의 희생물이 된 서정시인 셰니에 한 사람을 꼽을 뿐이다. 영국에서는 사회의 안정 속에 질서와 형식을 존중하는 포프 등의 양심적인 시가 이름을 떨치지만 세기말에 이르러서는 R.번스, W.블레이크 등이 나타나, 약동감 넘치는 시를 발표하여 다음 시대에 나타난 낭만주의 융성의 기운을 조성하였다. 독일에서는 클롭슈토크가 경건한 독일 사람의 심정을 그리스풍의 시 형식에 담아 국민감정에 호소하고, 그 뒤 감정의 해방과 개성과 독창을 주장하는 소위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대로 접어드는데 이 때 괴테와 실러의 2대 국민시인(國民詩人)이 등장하게 된다.

▶19세기 : 19세기 전반(前半)에 전유럽의 시를 휩쓸다시피한 것은 낭만주의이다. 영국에서는 워즈워스, 콜리지에서 시작되어 바이런, 셸리, 키츠 등으로 이어지는데 특히 바이런은 그 정렬과 인습에의 반항정신으로 전유럽 청년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다. 프랑스에서는 라마르틴, 위고, 비니, 뮈세 등이, 독일에서는 티크, 노발리스, 횔더린 등이 이 파의 유력한 시인들이다. 사랑과 혁명의 시인으로 알려진 하이네도 이 때 나타났다. 러시아의 낭만주의는 푸슈킨을 거쳐 레르몬토프에 이르러 하나의 완성을 보였다.

  19세기 후반(後半)의 시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우선 르콩트 드 릴이 거느리는 고답파(高踏派)가 조형미의 추구를 시작하였고, 이 파에 속했던 보들레르, 베를렌, 말라르메 등에 의해 상징파가 꽃을 피웠다. 특히 보들레르는 악(惡)의 세계에서 퇴폐의 미(美)를 발견한 <악의 꽃> 한 권으로 근대시(近代詩)의 아버지로서의 지위를 확보하였고, 말라르메는 언어에 의해 순수한 시적 우주(詩的宇宙)를 구축함으로써 상징시(象徵詩)의 절정에 도달하였다. 또 같은 상징파의 천재시인 랭보는 ‘언어의 연금술(鍊金術)’을 구사하여 <지옥의 계절> <일뤼미나숑> 등의 시집을 남겼다. 한편 신대륙 미국에서는 이채로운 시인 E.A.포가, 보들레르에 앞서서 우수적(憂愁的)인 아름다운 시를 창조하였고 휘트먼은 시집 <풀잎>에서 민주주의를 노래하였다.

▶20세기 : 20세기의 시는 제1차 세계대전을 사이에 두고 각국에서 일어난 신시운동(新詩運動)으로 크게 특징지어진다.

  프랑스에서는 상징주의의 계보를 잇는 발레리, 클로텔, 잠 등과 거의 같은 시기인 아폴리네르, M.자코브, 루벨디, J.콕토의 새로운 시풍을 받아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의 불안시대에 차라의 다다이즘, 브르통, 수포, 엘뤼아르, 아라공 등의 쉬르리얼리즘이 일어났으며, 후자(後者)의 운동 중에 데스노스, 아르도, 샤르, 프레베르 등 많은 시인이 나타났다. 이 운동은 또한 전세기(前世紀)까지 묻혀 있던 위대한 시인 네르발과 로트레아몽을 재발견하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프랑스 상징주의의 영향을 받은 게오르규와 릴케가 깊은 내면의 서정을 읊은 뒤 1910∼20년대에 트라클, 벤 등의 표현주의(表現主義), 브레히트, 케스트너 등의 신즉물주의가 일어났고, 이탈리아에서는 마리네티의 미래파(未來派)가, 러시아에서는 마야코프스키 등의 러시아 미래파가, 미국에서도 파운드 등의 영상주의(映像主義)를 비롯하여 그 밖의 신시운동이 일어났다.

  영국에서는 조금 사정은 다르지만 30년대에 오든, 스펜서 등은 <황무지(荒蕪地)>의 시인 T.S.엘리엇으로 대표되는 20년대의 문학에 반기를 들고 사회의 위기에 직접 대결하려는 신문학운동이 기도되었다. 물론 이상과 같은 운동과는 관계없이 어떤 유파에도 포함되지 않은 시인도 많다. 프랑스의 생 종 페르스, 쉬펠비에르, 미쇼, 독일의 헤세, 카로사, 이탈리아의 웅가레티, 콰시모도, 몬타레, 소련의 에세닌, 파스테르나크, 예프투셴코, 미국의 샌드버그, 프로스트, 영국의 예이츠, 로렌스, 딜런 토머스, 에스파냐의 히메네스, 로르카, 칠레의 네루다 등이 그와 같은 중요한 시인들이다.

【한국】한국의 현대시는 최남선(崔南善)이 1908년 발표한 <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로부터 시작된다. 이 신체시(新體詩)는 비록 미숙하고 외국시의 모방이긴 하였으나 정형시적(定型詩的)인 리듬과 운문체(韻文體)를 깨고 자유분방한 일상어(日常語)로 나타내려는 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큰 뜻을 지닌다. 소설도 마찬가지이지만 시도 동인지(同人誌) 활동에서 사실상 싹이 트기 시작하였는데 [창조(創造)] [폐허(廢墟)] [백조(白潮)] 등이 주요한(朱耀翰)ㆍ김억(金億)ㆍ이상화(李相和)ㆍ박종화(朴鍾和)ㆍ이장희(李章熙)ㆍ김석송(金石松)ㆍ김동환(金東煥)ㆍ양주동(梁柱東)ㆍ변영로(卞榮魯)ㆍ김소월(金素月)ㆍ오상순(吳相淳)ㆍ한용운(韓龍雲)ㆍ남궁벽(南宮璧)ㆍ황석우(黃錫禹)ㆍ홍사용(洪思容) 등의 시인을 등장시키고 한국시의 요람기를 장식하였다.

  이 중에서 주요한은 <불놀이>(1919)에서 외재율(外在律)에서 벗어나 내재율(內在律)을 간직한 구어체(口語體)의 자유시를 처음으로 선보였고, 김억은 정형시(定型詩)에 가까운 민요조(民謠調)의 시를 쓰는 한편 <오뇌(懊惱)의 무도(舞蹈)>라는 프랑스 상징파(象徵派)의 시를 번역 발간하였는데, 원시(原詩)의 뉘앙스를 그대로 살리고 있지는 못하나마 초기 시단에 강한 자극을 준 것만은 사실이었다. 한용운은 불교적 명상을 시적 호흡으로 삼아 섬세한 언어를 구사하여 감미로운 연가(戀歌)를 읊어 시집 <님의 침묵(沈黙)>(1926)을 냈는데 그의 시는 세월이 흐른 오늘까지도 강한 생명력을 나타내고 있다. 한용운은 시인으로서만이 아니라 3ㆍ1운동 주동자의 한 사람으로 일제에 저항, 옥에서 나온 뒤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지조를 목숨 이상으로 지켰는데 그 지조는 그의 강렬하고 고매한 시정신과도 결부되는 것이었다. 한용운의 시가 오늘날까지 많은 독자의 가슴을 안온하게 감싸주고 있다면, 김소월의 시는 시의 효과를 조금이라도 흐려놓을 만한 협잡물을 깨끗이 제거해서 한국인의 정한을 노래하여 오늘까지도 젊은 남녀의 심금을 울려 주고 있다. 김소월의 시는 소박한 가락 속에 고도의 예술성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고유의 정서미(情緖美)의 본질을 함축하고 있어 앞으로도 한용운의 시와 함께 고전으로 남을 것이 틀림없다. 이상화는 <나의 침실(寢室)로>에서 퇴폐적이며 탐미적(耽美的)인 흐름을 나타내고,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나라를 잃은 비애(悲哀)와 염원을 노래하고 있다.

  그 밖의 시인들도 사람들의 머리 속에 남을 만한 시를 남기고 있으나 지금 와서 검토할 때 태반이 습작기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고 하겠다. 시의 경향이 대체로 상징주의적 특징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기교상으로 전혀 세련되지 못한 데다가 전근대적인 미문(美文) 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기림(金起林)은 T.E.흄의 영향을 받아 이미지즘을 소개하는 한편, 스스로 작품을 통하여 새로운 방법을 실험하였다. 시에 있어서 이미지를 중시하는 가운데 현대적인 메커니즘을 노래하여 모더니즘 시인(詩人)이라는 칭호를 받은 것이다. 이 모더니즘적 시의 실험은 후에 김광균(金光均)에 이르러 큰 수확을 거두었다. 시각적인 이미지를 창출(創出)한 그의 시는 리듬을 중시한 종래의 한국 시와는 분명히 다른 효과를 보여 주는 것이다. 또한 이 무렵에 등장한 김영랑(金永郞)은 주로 [시문학(詩文學)]을 통하여 감상성(感傷性)을 억제하고 음악적인 흐름을 자아내는 독특한 시의 세계를 구축하였고, 김동명(金東鳴)과 신석정(辛夕汀)은 주로 전원(田園)을 읊어 한국시단에 한 발자취를 남겼다.

  이보다 조금 늦게 1935∼36년에 이르러 몇 개의 일간신문(日刊新聞)에서 신춘문예를 신설하여 유능한 작가들을 배출하였는데, 이 시기에 시단에도 새로운 별들이 다수 나타났다. 이상(李箱)은 무의지(無意志)의 인간의 허망감을 소설화하는 한편, 시를 통해서 자신과 독자를 우롱하였다. 또한 동인지 [시인부락(詩人部落)]에 시를 발표해 온 서정주(徐廷柱)는 자조적(自嘲的)인 몸부림으로 한국시를 한층 높은 위치에 올려놓았다. [문장(文章)]지를 통해 등단한 소위 [청록파(靑鹿派)]로 알려진 박목월(朴木月)ㆍ조지훈(趙芝薰)ㆍ박두진(朴斗鎭)은 각각 시풍(詩風)은 다르나 한국적인 가락, 한국적인 자연, 한국적인 전통미를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치하고 있다. 또한 박남수(朴南秀)는 메타포를 중시하는 중량감 있는 시를 보여 주었다.

  1945년 8ㆍ15광복과 더불어 표현의 자유를 찾은 우리 시문학은 [백민(白民)] [신천지(新天地)] [학풍(學風)] [예술조선(藝術朝鮮)] [문예(文藝)] 등 여러 지면을 통하여 활발하게 작품활동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8ㆍ15광복 직후의 공산주의 문학인들과의 이념 투쟁, 또한 국토 분단과 6ㆍ25전쟁이라는 비극 속에서 문학은 한동안 혼란에 빠져들기도 하였으나 점차 사회현실의 안정과 함께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지난날의 수준을 능가하는 작품들이 생산되었다. 동년대의 신인들끼리 동인지를 통해 공동작업을 벌이기도 하고, 많은 무명시인들이 시집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이들의 작품 경향은 개성과 문학적 태도에 따라 다르므로 한마디로 간추려 말하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지난날의 전통시와는 다른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는 데 진력하고 있으며 초현실주의에 대한 새로운 해석, 또는 현실참여(現實參與), 이미지의 중시(重視), 민요에 대한 현대적 인식 등 다양하고 다채롭기만 하다.


출처 : 미완성을 위한 戀歌
글쓴이 : 多余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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